Ⅰ. 서론
임병양란(壬丙兩亂)은 우리 민족에게 많은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양란은 전쟁의 폐해(弊害) 못지 않게 사회·문화적으로도 조선 전기와 후기를 가름하는 크나큰 구실을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문학도 예외일 수 없어 전기와는 판이하게 다른 양상을 보인다. 특히, 고전 소설은 사건이 매우 복잡해지고 그 등장인물의 수도 아주 많아지게 된다. 등장인물의 경우 <九雲夢>은 100 여명, <謝氏南征記>는 80 여명, 또한 <彰善感義錄>은 150 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 중에서도 서포(西浦) 김만중(金萬重)의 <구운몽>은 전대의 영웅소설인 <홍길동전>을 계승하면서도 복잡한 이중 환몽구조와 다수의 등장인물의 등장 등으로 볼 때 빼어난 수작(秀作)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근자에 <구운몽>이 중국으로 역수출되어 청대(淸代)에 <구운루(九雲樓)로 이루어졌다는 것이 밝혀짐에 따라, <구운몽>은 환몽구조(Fantasy Structure)의 소설로서 동아시아에 있어서의 대작임이 드러났는데 이는 <구운몽>의 고전소설사적 가치를 입증하는 일이라 하겠다.
여기에서는 기왕(旣往)의 <구운몽>에 관한 연구 결과를 개관해 보고, 좀더 다른 시각에서 현대의 문학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프로이드(Sigimund Freud)의 정신분석학적 개념을 통해 주인공 성진(性眞)의 퍼서낼리티(personality)의 세 단계-이드(id), 자아(ego), 초자아(superego)-를 살펴보고, 그리하여 김만중이 이 소설을 통해 제시하고자 했던 바람직한 인간형이 무엇인지 고찰해 보고자 한다.
Ⅱ. 본론
1. <구운몽>의 제연구(諸硏究) 검토
<구운몽>에 관한 연구는 주제론, 작품론, 작가론, 저작시기 문제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다방면의 연구는 물론 원본 텍스트의 존재로 인한 연구의 수월성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17세기 후반 고전소설의 장편화의 집접적인 기여…(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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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정규복·진경환 역주, 『구운몽』,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1996 2.프로이트 著/이 학 譯, 『프로이트 심리학 연구』, 청목서적, 1988 3.金大鉉, 『朝鮮時代 小說史 硏究』, 國學資料院,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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