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에 대한 성경신학적 고찰
Ⅰ. 서론
기독교인들 가운데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나님을 믿는 성도라면 마땅히 기도해야 하며 항상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의 교제가 지속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기도를 소홀히 하거나 기도를 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만일 교인이라 하면서 그런 자가 있다면 외형은 기독교인일지라도 그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거나 신앙이 지극히 어린 사람이라 할 수밖에 없다.
한국교회는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도를 많이 하는 교회로 정평이 나있다. 교회의 지도자들은 기도를 매우 강조하고 교인들 또한 그렇게 하는 것이 성도의 자세인줄 알고 있다. 그래서 한국교회가 급속하게 성장한 원인을 성도들의 기도 때문이라고 분석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이후 한국교회의 성장은 소강국면에 접어들었으며 전반적으로 교회 본연의 모습을 점차 상실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는 이 논문을 전개하기에 앞서, 한국교회의 성장 정체현상과 세속화의 원인이 기도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미리 언급해 둔다. 오히려 잘못된 기도가 비정상적인 교회성장을 초래했으며 교회의 세속화와 함께 타락의 길로 접어들게 했음을 밝히고자 한다. 지금도 한국의 대다수 교회들에서는 기도에 열중하고 있다. 지도자들의 성(性) 윤리문제, 부당한 재산문제, 교권적 파당문제 등 온갖 부정과 비리에 얼룩져 있는 교회들 가운데서도 여전히 새벽기도와 철야기도에 열중인 것을 우리가 잘 알고 있다. 그렇게 열심히 기도하는 데도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마저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은 그들이 하는 기도가 잘못되었거나 그것이 아예 성경이 가르치는 기도가 아니기 때문이라 볼 수밖에 없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기도하기 전에, 성경이 기도에 대해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 하는 점을 올바르게 알아야 한다. 기도는 결코 인간의 종교적 경험의 산물이 될 수 없기 때…(생략)
Ⅱ. 한국교회 기도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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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해서 기도하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게 살펴져야 할 부분이다. 즉 한국의 성도들은 자신이나 타인의 출세나 건강, 사업 성공, 질병의 치유, 다른 사람이 예수 믿도록 하는 것 등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이웃이 잘 되도록 비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내용들이 과연 기도의 내용이 될 수 있느냐 하는 점과, 어떤 방식으로 기도가 이루어져야 하는가 하는 점이 필히 고려되어야 한다. 위에 열거한 기도의 방법이나 내용들은 온전한 다른 교회들에서 찾아보기 힘든 한국교회 기도의 특성이다. 따라서 이런 기도들에 대한 성경적인 명확한 검증이 필요하다. 기도를 잘못 이해하여 인간의 추악한 욕망을 하나님 앞에 내어놓으면서 경솔하고, 몰염치하고, 무례한 태도로 합당치 못한 일을 하나님께 조르며 닥치는 대로 요구하는 것은 도리어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5)
그렇다면 한국 기독교인들은 과연 누구로부터 그러한 기도를 배웠는가? 앞에서 언급한 새벽기도, 철야기도, 통성기도, 중보기도 등 기독교 역사상 다른 건전한 교회들에 있지 않은 이런 기도의 형태들은 과연 어디서 왔는가? 우리가 조심스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이러한 기도의 형태들은 거의 한국 전통종교에서 차용된 것이라는 점이다.
19세기 말 한국에 기독교가 들어오기 전부터 일반 한국 백성들 가운데는 새벽기도를 하고 철야기도를 하는 이들이 많이 있었다. 새벽기도는 여성들의 종교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극히 소수의 남성들 중에 새벽기도를 하는 자들이 있었으나, 당시의 가정주부들은 대개 가정의 무당역할을 했으며 매일 새벽 정화수를 떠놓고 조왕신에게 빌면서 성미(誠米)를 바쳤던 것이다. 그것이 나중에 길선주 목사의 새벽기도와 접목이 되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교회의 전통이 되어 있다. 이는 원래 기독교의 기도방식이 아니라 한국의 전통적 기도의례와 습합된 토착화 종교행위의 대표적인 것이다.6)
철야기도는 원래 산기도와 관련이 있었다. 기독교 전래 초기에 유행하다가 1970년대 이